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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음주 방법/연말연시 피할 수 없는…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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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음주 방법/연말연시 피할 수 없는…술

입력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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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동창회, 회식…. 연말이 되면 직장인들은 계속되는 술자리 때문에 허덕댄다. 우리나라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 중 절반 정도가 연말 연시 2∼3개월 집중된다.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술을 피할 수 없다면 건강을 지키면서 피해를 줄이는 요령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술 취하지 않는 비법은 없지만 건강을 배려하는 음주법은 있다"고 말한다.간이 쉬는 날을 두라

아무리 건강한 간이라고 해도 음주 후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 72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연속해 술을 마시는 것이 가장 나쁘다. 반드시 휴간일(休肝日)을 지켜야 한다. 선천적으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해서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음주 전후 숙취해소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또한 음주 전에 적어도 식사로 배를 채워 위에 보호막을 만드는 것이 좋다. 위벽을 보호한다고 우유를 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의 한국인은 우유 속의 당분인 락토오스를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음주 전에 위를 보호한다며 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위벽의 기름기는 음식물과 뒤섞여 알코올의 분해를 방해하고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천천히 주량에 맞게

즐겁게 대화하면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음주수칙 제1호. 이렇게 하면 뇌 세포로 가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진다. 한꺼번에 마시는 폭탄주 등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급격히 높여 급성 알코올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한 잔의 위스키나 한 컵의 맥주는 체내에 들어가 1시간이 지나야 분해된다.

간의 손상 여부는 술의 종류가 아니라 섭취한 알코올의 양에 의해서 좌우된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체로 체중 60㎏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정도. 술 종류별로 보면 소주는 2홉들이 1병, 맥주 2,000㎤, 포도주 600㎤, 양주 200㎤ 정도이며 여자는 그 절반 정도로 보면 된다.

폭탄주를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20도 정도의 술이 인체에 가장 빨리 흡수되는데다 '폭탄 제조'시 생성되는 탄산가스가 흡수를 촉진하기 때문. 또 포도주, 동동주, 맥주, 막걸리, 과실주 등의 비증류주는 소주, 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등의 증류주보다 불순물이 많아 숙취가 오래간다.

평소 담배를 잘 피우지 않은 사람도 술자리에서는 줄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적잖다. 그러나 음주시에는 간의 산소요구량이 늘어나는데 담배를 피우면 산소결핍증이 유발돼 더욱 해롭다. 또 담배를 피우면 뇌의 중독 관련 부위가 자극돼 술을 더 마시게 된다.

안주는 저지방 고단백을

안주를 통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으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에 장애가 생긴다.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술을 급하게 마시게 되기 때문에 안주와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단백질은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간장이나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동을 돕는 '나드'라는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지만 동물성 단백질만 섭취하면 아미노산의 균형이 깨져 효과가 반감된다. 따라서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적절하게 함유한 찌개가 권할 만하다.

술 안주로는 치즈, 두부, 살코기, 생선 등과 같은 저지방 단백질 식품이 가장 좋다. 이런 음식들은 위 속에 오래 머물러 알코올의 흡수를 늦추고 공복감과 목마름으로 인해 술잔을 비우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막아준다. 갈증을 유발해 술을 더 마시게 하는 짠 안주나 위를 자극하는 매운 안주 등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숙취 해소에는 충분한 물과 당분(꿀물, 사과주스, 포도주스, 스포츠 음료 등), 콩나물국, 미역국, 북어국, 유자자, 칡차, 인삼차, 생강차,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등이 좋다.

흔히 숙취를 해소하려고 사우나를 하거나 커피는 마시는데 이는 금물.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것은 가뜩이나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더욱 부족하게 만들고, 커피 역시 순간적인 각성 효과는 있지만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유발한다. '해장술이 숙취에 최고'라는 말은 전혀 맞지 않는다. 오히려 몸을 피폐하게 하는 원흉이다. 뇌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두통이나 속쓰림을 느끼지 못하게 할 뿐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 가정의학과 이정권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정준표 고대 안산병원 윤도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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