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수감 중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달아난 남대문·동대문 시장 상인 연쇄 강도상해 피의자가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르다 한 용감한 시민에게 붙잡혔다.서울 도봉경찰서는 7일 시장상인 연쇄 강도상해 피의자 박모(30)씨를 붙잡아 성동구치소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도주 나흘째인 7일 오전 6시7분께 서울 상계동 주공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김모(43·여)씨의 머리 등을 돌멩이로 내리쳐 실신시킨 뒤 손가방에서 현금 10만원 등을 훔쳤다. 박씨는 이날 새벽 자신이 25차례나 '퍽치기' 대상을 물색했던 동대문시장 부근에서 다시 범행에 나서 장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김씨를 뒤쫓아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때마침 출근길에 범행현장을 목격한 아파트 주민 최용학(49)씨는 박씨를 50여m 가량 뒤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았다. 최씨는 "범인을 추격해 목덜미를 잡아챘지만 워낙 거세게 저항해 5분여 동안 몸싸움을 한 후에야 겨우 제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 과정에서 박씨가 휘두른 돌에 맞아 오른쪽 눈썹 위부분을 일곱바늘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IMF 외환위기 때 사업을 그만둔 후 현재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는 최씨는 신장 175㎝에 고교시절 육상선수로도 활약한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 최씨는 이날 이근표 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제2의 신창원'이 될뻔한 사건을 해결해줘 고맙다"며 용감한 시민상과 포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검문검색 한 차례도 안받아 지난 3일 교도관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 경기 성남시 S병원을 탈주한 박씨는 나흘 동안 경찰의 검문검색을 한 차례도 받지 않은 채 서울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을 빠져나온 박씨는 택시를 타고 서울로 도주하면서 운전기사의 휴대폰을 빌려 부인(23)과 연락을 취한 뒤 서울 강동구 성내동 부근에서 부인을 만났다.
박씨는 경찰에서 "아내와 함께 서울 종로2가 파고다공원 부근의 여관과 비디오방 등을 전전하며 숨어지내다 돈이 떨어지자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범행에 나섰다"며 "탈주 후 나흘 동안 경찰의 검문검색은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강도상해 혐의로 7년간 복역한 뒤 3월 출소한 박씨는 지난 9월부터 서울 동대문·남대문 시장에서 새벽 장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성 상인들을 상대로 25여차례에 걸쳐 속칭 '퍽치기' 강도행각을 벌여오다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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