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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이우치 겐사쿠 신임 도쿄지검 특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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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피플/ 이우치 겐사쿠 신임 도쿄지검 특수부장

입력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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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사건일수록 특수수사의 존재가치가 있다. 촌스럽고 우직하게 맞서야 한다."이우치 겐사쿠(井內顯策·54) 신임 도쿄(東京)지검 특수부장이 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특수검사론이다. 4차례에 걸쳐 통산 8년을 특수부에 근무했던 그는 자민당의 '숨은 총리'로 불렸던 가네마루 신(金丸信) 부총재 탈세 사건, 종합건설업체 비리 사건, 4대 증권사 주가조작 사건 등에서 "집요하고 끈질긴 수사 솜씨"를 발휘한 특수수사통이다.

그 역시 좌우명으로 도쿄지검 특수부에 대대로 내려오는 "검사는 포식한 돼지가 아니라 배고픈 늑대가 돼야 한다"는 선배들의 가르침을 꼽았다. 당초 집안의 희망에 따라 사법연수원을 마치는 대로 변호사 개업을 하려했으나 록히드 사건으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가 구속되는 것을 보고 "당대의 권력자와 맞서는 기개에 반해" 검사의 길을 택했다.

그는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자백, 새 증거, 수사가 다이내믹하게 전개되는 때 보람을 느낀다"고 특수부 검사가 느낄 수 있는 맛을 설명했다. 이 맛 때문에 5년만 검사를 하고 고향에 돌아가 변호사를 하기로 한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한다.

"순간급탕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다혈질로도 알려져 있는 그는 1998년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가장 센 관료조직이라던 대장성(현 재무성)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대장성 청사에서 압수수색을 강행하기도 했다. 또 무라카미 마사쿠니(村山正邦) 전 노동성 장관을 구속할 때는 "국회에서 거짓말이면 배를 가르겠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갈라봐라. 계속 부인하면 평생 나갈 수 없다"고 윽박질렀다는 법정 증언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그가 "조사받는 상대와의 신뢰관계를 무엇보다 중시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도 "검사의 견해가 반드시 맞다고 할 수 만은 없다는 두려움을 계속 가질 것"이라며 "피의자에게 배우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사회를 알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대신 "부하들이 나를 싫어하게 되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조직은 엄하게 하지 않으면 약체화된다"고 엄격한 면을 숨기지 않았다.

지하경제 등 경제계의 뒷면을 그린 소설 읽기와 끈질긴 수사처럼 기다려야 하는 바다낚시가 취미다. 주오(中央)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1978년 검사로 임관해 도쿄지검 형사부 부부장, 특수부 부부장, 교통부장 등을 거쳤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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