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아들의 암 투병 수발을 해 온 경찰관 아버지가 최근 간암 말기 선고를 받고 병원에 입원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서울 성동경찰서 북부지구대 하장수(49) 경사는 지난달 10일 명치 끝이 아프고 복수가 차 거동이 불편해지자 병원을 찾았다가 간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앓아 왔던 간염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결과였다. 수술로도 완쾌가 어렵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의사의 통보에 하 경사는 아들 성진(23)씨의 얼굴을 떠올렸다. 마침 그날은 8년 전 중학교 2학년 때 암의 일종인 골육종을 앓아 무릎 뼈를 절단하고 폐수술까지 받은 성진씨가 다시 수술을 받는 날이었다. 수술 후 학업도 중단한 채 항암 치료를 받아야 했던 성진씨는 올해 검정고시를 치르고 어렵게 전문대에 진학, 새 삶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있던 터였다. 하 경사는 "몸이 불편해 집에만 있던 아들이 대학에 들어간 후 친구도 사귀고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