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5일 열흘간의 단식 농성을 끝내고 병원에 입원, 요양에 들어갔다. 이제 관심은 그 동안 당에 대한 장악력을 한껏 끌어 올린 최 대표의 향후 행보에 쏠린다.최 대표는 낮 12시께 초췌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서울대병원 12층 병동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 최 대표는 미음만을 들고 있지만 멀지 않아 기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대표는 앞서 당사에서 열린 '특검 쟁취'보고대회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각종 민생현안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대표는 오후 6시께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위문전화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고생이 많았다"며 쾌유를 빌었고, 최 대표는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로 김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자신의 햇볕정책을 '이적행위'라고 비난한 최 대표에 대해 갖고 있던 불편한 심기를 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대표는 요양을 하면서 당 총선체제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대표가 일주일뒤 퇴원하면 총선준비위를 출범시키는 등 물갈이 작업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공·사석에서 공천 단계에서의 현역 의원 30∼40% 물갈이를 공언해왔다. 동조단식을 끝낸 이재오 사무총장도 "최 대표가 정상 근무하면 당을 곧바로 총선준비체제와 정치개혁체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물갈이에는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섰던 이 총장과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 등 비상대책위의 맹장들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향식 공천은 실시하되 공천심사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하향식을 병행하는 물갈이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물갈이에 피 터지는 내부 투쟁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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