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는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가 극성을 부리더니 올해 11월부터는 푸젠(福建)A형 살인독감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고 대만에서도 환자가 확인됐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확산추세로 보아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사스가 재발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이미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독감 백신주사를 맞았다. 백신의 재고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살인독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올겨울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한 파나마A형등 3종의 독감바이러스균과 달라 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기존 백신의 푸젠A에 대한 예방효과는 50%에 불과한 데다 백신이 듣지 않는 변종독감이 30년마다 나타난다는 30주년 주기설까지 번져 살인독감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 질병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특히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점과 취약점이 있는데도 2차 감염자나 사망자 없이 사스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백신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더라도 다른 예방책이 없다면 기존 백신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일반 독감의 유행을 막아야만 살인독감의 상륙도 저지할 수 있다. 다음 주말께 발족될 예정인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특별 방역활동을 벌여야 한다. 국립보건원이 중심이었던 사스 당시보다 진일보한 질병관리행정이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공항·항만의 방역체계는 물론 병원의 감시체계도 대폭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활동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다. 건강을 지키는 개개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모임과 유흥의 기회가 잦고 해외여행자도 늘어나는 연말연시는 원래 건강을 해치기 쉬운 시기다. 무리없고 건전한 생활을 통해 살인독감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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