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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리 발뒤꿈치라도 따라갔으면"/ "페이첵" 주연 벤 에플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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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리 발뒤꿈치라도 따라갔으면"/ "페이첵" 주연 벤 에플렉

입력
200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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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우(오우삼) 감독의 '첩혈쌍웅' '첩혈속집'을 아주 감명 깊게 봤습니다. '첩혈쌍웅'의 포스터는 지금도 방에 붙여놓고 있는걸요."할리우드 미남 스타 벤 애플렉(31)이 존 우 감독의 신작 '페이첵'(Paycheck)으로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진주만' '데어 데블' 등 출연작의 잇단 흥행 실패, 연인 제니퍼 로페즈와의 파경으로 이 지성파 배우의 이미지는 최근 연일 하향 곡선을 그렸다.

25일 미국 개봉을 앞두고 3일(현지시각) 미국 LA 베벌리 힐즈의 한 호텔에서 만난 애플렉은 "작품을 고를 때 감독이 가장 중요하다"며 "액션 영화에 대한 시각을 바꿔준 존 우 감독과 작업한 것은 영광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블레이드 러너'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원작가 필립 K 딕의 동명 단편소설을 극화한 '페이첵'에서 애플렉은 미래 예측 첨단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뒤 비밀 유지를 위해 기억을 지운 마이클 역을 맡았다.

애플렉은 기억을 잃은 남자의 내면 연기와 더불어 다양한 액션을 선보였다. "'와호장룡'에서처럼 춤을 추는 듯한 아시안 스타일의 액션은 존 웨인 식으로 총 쏘고 주먹 날리고 의자 때려부수는 정도에 그친 할리우드 액션에 많은 변화를 줬다. 브루스 리의 발 뒤꿈치라도 따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애플렉은 미래를 미리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각본만 보고 과연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영화를 찍고 나니 미래를 모르는 것이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며 "12월18일쯤 내 다리가 부러진다는 걸 안다면 얼마나 긴장하고 살아야 하나. 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아기를 갖고, 복권에 당첨되는 일 따위 놀라운 일들은 갑자기 벌어졌을 때 기쁨이 더 큰 것 아닌가"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한국에 꼭 가고 싶다"는 그는 "현재 한국의 한 청바지 회사와 CF 촬영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간의 스캔들을 의식, "더 이상 드라마 주인공이 되고 싶지는 않다"는 게 그의 선언이다.

/LA=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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