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이 우수한 성공적인 회사가 아니면 훌륭한 인재도 길러낼 수 없다."세계적 인력 컨설팅 회사인 휴이트는 최근 '글로벌 기업의 차세대 지도자 육성 2003'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경영 성과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인재양성의 상관 관계를 분석,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세계 유수 기업 44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톱 20'(미국과 유럽 각 10개)에 뽑힌 회사의 95%는 CEO가 능력과 자질, 잠재력을 키우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직접 관장하는 반면 나머지 회사들은 66%만이 관여하고 있다. 특히 대다수 기업이 단기적인 돈벌이에 초점을 맞춘 반면 톱 20 기업은 인재양성에 대한 무한투자와 적절한 보상체계 등에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1위로 선정된 IBM은 직급별로 사내경영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CEO가 되려면 1년 동안 경영관찰프로그램에 참여, 세계적 석학들과 만나 안목을 넓히는 등 엄격한 관리아래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아야 한다.
2위인 존슨앤존스는 차세대 CEO에 뽑힌 인물의 '개인발전플랜'을 수립, 실적은 물론 발전 잠재력을 계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휴이트는 "개인의 능력 계발을 위한 최상의 동기부여는 역시 적절한 보상"이라며 "톱 20 기업의 77%는 구체적인 보상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반면 나머지는 40%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3위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사람중시'를 성공경영의 핵심 테마로 선언, 직원들에게 "회사는 최고의 인재가 최고의 성과를 내는 장소"라는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다.
휴이트는 "엔진을 어떻게 만드는 지 모르지만 CEO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지는 안다"는 잭 웰치 전 GE 회장의 말이 조직문화에 뿌리를 내렸다고 평가했다.
유럽 1위인 로레알(프랑스)은 직원 선발과정에서부터 핵심 인재를 선별, 경력을 쌓게 하는 전략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로레알의 경우 세계 1위의 화장품 회사라는 명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18년 동안 순이익 두 자리수 성장을 이뤄낸 점이 '핵심 인재' 발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럽 2,3위인 BMW(독일)와 노키아(핀란드)도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리더십 교육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아 자동차와 휴대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마크 호얄 휴이트 사장은 "톱 20 기업은 대부분 꾸준한 인재 양성을 통해 충성도와 적응도가 높은 회사 내부인사 중에서 CEO를 발탁하고 있다"며 "경영성과가 좋아야 인재양성에 투자할 수 있고 핵심 인재가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평범한 진리가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휴이트에 따르면 톱20 기업의 총주주수익률(TSR·주가상승분에 배당금을 더한 것)은 50%(나머지는 30%대)를 웃돌았다.
국내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도 CEO의 94%를 내부에서 배출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양성되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라며 "기업의 존속과 성과 창출을 위해 CEO 승계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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