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예상보다 상승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 자격기준에 부합하는 성적을 내지 못해 탈락하는 2004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예비합격자들이 무더기로 속출하고 있다.4일 2004학년도 수시모집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서울대는 수시 최종 합격대상자 1,159명 중 15.3%인 177명이 최저 학력기준인 수능 2등급(체육교육과 3등급)을 채우지 못해 탈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수능 미달 탈락자 158명(13.8%)보다 다소 많아진 것이다. 이에 앞서 실기시험 및 심층면접 과정 등에서 자격이 미달된 94명이 최종전형에서 탈락했다. 김완진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결원은 정시모집에서 추가 선발해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격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6개 광역시 출신이 각각 38.2%와 30.1%인 413명과 325명으로 전체의 70%에 육박해 대도시 편중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밖의 지역 출신은 지난해와 똑같은 31.7%(342명)였고 경시대회 입상자 출신도 지난해와 유사한 197명이었다.
연세대 서울캠퍼스에서도 2학기 수시모집 예비합격자 121명 중 36명(29%)이 수능 최저 학력기준(2등급)을 넘기지 못해 불합격 처리됐다. 한양대 역시 올 수시모집 2학기 최종 합격자 선발결과 조건부 합격 수험생 215명 중 49.3%인 106명이 수능 최저 학력기준에 미달돼 당락이 뒤바뀌었다. 이는 지난해 46%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한국외국어대는 수시모집 전형에서 예비 합격생 554명 중 무려 68%에 해당하는 377명을 수능 학력기준 미달로 낙방시켰다.
수능점수 미달에 따른 수시 예비합격자들의 탈락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자 지난해에 비해 최저 학력기준을 완화한 일선 대학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외대 정일환 입학관리과장은 "올해 최저 학력기준을 지난해(종합2등급)보다 완화했는데도 탈락률이 지난해보다 2.7%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세대 김용학 입학처장은 "수능점수 부족을 학력 저하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지만 재수생의 수능 강세 탓에 재학생 위주의 수시모집에서 수능 합격기준에 대거 미달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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