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일 향후 4년 간 나노기술 개발에 37억 달러(약 4조5,00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21세기 나노기술 연구개발법'에 서명했다.1960년 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우주개발 계획에 비견될 정도로 중요성을 인정받아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얻어 통과한 이 법은 학계와 정부주도로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작업을 진행해 업계가 이용할 수 있는 기술적, 인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 법은 또 나노기술에 대한 미국의 우위를 확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은 전체 투자 예산의 95%를 나노기술 연구개발에 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입법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배분비율은 학계 60%, 정부출연 연구기관 35%로 결정됐다.
나노 법안을 제안한 마이크 혼다(공화당) 의원은 "21세기 과학과 경제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는 차세대 첨단기술이 나노기술"이라며 "나노기술이 또 다른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노기술이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크기에 해당하는 10억 분의 1m를 의미하는 나노미터 수준에서 물체들을 만들고 조작하는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전미과학재단(NSF)은 10년 내 나노기술이 1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나노기술이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례로 나노튜브로 불리는 초소형 실린더형 탄소분자는 강철보다 훨씬 단단해 9만 6,000㎞ 높이의 '우주 엘리베이터' 제작에 사용될 수 있다. 로켓발사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우주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인류는 손쉽게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시대를 맞게 된다.
그러나 나노기술의 이 혁명적 기술 때문에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국 왕립천문대의 마틴 리스 박사는 올해 초 광포한 나노로봇이 인류에게 가져다 줄 위협을 담은 '우리 최후의 시간―한 과학자의 경고'란 책을 냈다. 지난해에는 과학자들이 만든 벌 모양의 초소형 나노 카메라 로봇들이 통제불능 상태로 번식해 인류를 위협한다는 내용의 '제물'이란 소설이 나오기도 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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