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 간의 정을 숀 펜(43)보다 더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배우는 드물 듯하다. 이미 ‘아이 엠 샘’(2001)에서 뜨거운 부성애를 보여줬던 그는 ‘미스틱 리버’에서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 헤매는 션 역을 맡았다. 그의 부성애는 상처 받은 야수의 눈빛과 간절함으로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영화인 가정에서 자란 촉망받는 연극배우였지만, 한 때는 마돈나의 (전) 남편으로 더 잘 알려졌다. ‘천사탈주’에서 로버트 데니로와의 코미디 연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의 본령은 악역이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전쟁의 사상자들’에서의 잔인한 하사관, 알 파치노와 공연한 ‘칼리토’에서 머리를 이상하게 넘긴 괴짜 변호사, ‘데드맨 워킹’에서 돌처럼 마음이 굳은 사형수 등으로 나와 인간 마음 속에 숨은 야성을 섬뜩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악역이라고 해도 ‘미스틱 리버’의 션처럼 그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 줄 안다. 딸의 복수를 위해 용의자를 찾아 응징하는 장면은 서늘하기 짝이 없다.
불 같은 성격과 반골기질로 유명하지만 ‘플레지’ 등 3편의 영화로 호평을 받은 감독이기도 하다. 자신의 연출작에 출연한 잭 니콜슨과 데니스 호퍼의 이름을 따 아들 이름을 짓기도 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