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나오는 α(알파)파는 정보를 흡수, 정리하는 기능을 하며 마음이 평온할 때 나온다고 한다. 때문에 과로에 시달리거나 마음에 걱정거리가 있을 때는 쉬 나오지 않는다. 수험생이 주로 사용하는 집중력 향상 기구는 뇌를 인위적으로 자극해 ?파가 나오도록 하는 원리다. α파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 중 하나가 음악이다. 수 많은 명상음악이 바로 이런 기능을 한다. 잔잔한 물결소리, 새소리 등도 정신을 맑게 해 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α파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면 오히려 암기가 잘 된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많은 풍수학자들은 α파가 나오는 상태에서 뇌가 기억한 내용은 행동으로 옮겨진다고 한다. 매년 11월이면 찾아오는 김현식, 유재하, 차중락 등 요절 가수의 기일과 그들의 생을 더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비극적이고 암울한 노래를 듣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풍수학자들의 논리대로라면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뇌에서 나오는 α파가 노랫말이 현실이 되도록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지난달 29일은 1985년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또 한 명의 요절가수 김정호의 기일이었다. 그 전날부터 이틀 간 서울 YWCA 청개구리홀에서 그를 기억하는 많은 가수와 팬들이 모여 추모 공연도 열었다. '하얀나비' '이름 모를 소녀' 등 그의 노래 중 그의 삶과 가장 잘 맞물리는 노래는 '님'. 한스러운 탄식을 담아 처절하고 슬프게 부르는 그의 노래를 듣다 보면 그의 죽음이 예고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모든 얘기를 종합하자면 노래는 듣는 사람의, 또 부르는 사람의 운명까지 좌우하는 셈이다. 그러니 즐겁고 신나는 노래만 부르고 듣는 것이 오래 사는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노래가 그렇다면 맺힌 것 많은 답답한 마음은 누가 풀어줄 수 있을까.
/최지향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