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다시 악화, 경기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정부가 최근 3·4분기를 기점으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진단한 것과 달리 현장의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는 오히려 나빠지고 있어 경기회복 논쟁이 재 점화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8.7로 나타나 4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경영실적을 나타내는 11월 실적 BSI도 98.9로 떨어져 1년 만에 지수 100이상을 회복한 전달의 추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각각 97.4, 101.0을 기록, 제조업의 체감경기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 달의 경기가 전달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미국 등 세계경기 회복과 수출호조 지속등에도 불구, 기업들이 12월 경기를 다소 비관하는 것은 LG카드의 유동성위기와 신용불량자 급증 등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과 불법 대선 자금수사 장기화에 따른 기업활동 위축, 대외신인도 추락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경련은 풀이했다.
또 특검법안 거부를 둘러싼 정쟁의 심화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으며 노동계의 강경투쟁과 농민들의 강경시위 등 사회전반에 퍼진 집단이기주의가 기업들의 투자를 꺼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 건의를 통해 카드사, 투신사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건전화를 유도하고 360만 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대선자금 수사의 조기 마무리 등으로 기업활동 위축을 최소화하고, 정쟁중단으로 경제활성화에 국정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 이승철 조사본부장은 "세계적인 경기회복세에 우리경제가 동참할 수 있도록 각종 수출장려와 소비, 투자촉진책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수출호조가 내수 및 투자증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각종 불안요인을 제거하고 성장위주의 경제정책 운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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