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없는 저의 아빠가 왜 죽어야 합니까. 저희 나라가 파병을 한다고 하여 이라크인들이 저의 아빠를 죽였습니다." 이라크 현지에서 피격당해 사망한 김만수(46·대전 서구 삼천동)씨의 딸 영진(18·고3)양이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부와 오무전기측의 무관심과 무성의를 성토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김양은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보낸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 "저희 아빠가 우리나라를 위한 희생자가 되었는데 정부의 어느 누구도 전화 한통이 없었고, 시신이 언제 올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며 "정당이라면서 전화하고 화환을 보내면서도 왜 얼굴은 비추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원망했다. 김양은 또 "오무전기가 돈이 비싸 방탄조끼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보았는데 사람 목숨이 달렸는데 돈이 문제냐"며 "저희 가족은 정말로 행복하고 남부러울 게 없었는데 불쌍한 우리 아빠를 살려달라"고 절규했다. 김양은 이어 "(노 대통령은)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했으니 저랑 만나 유가족들의 억울한 얘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청와대측은 영진양의 글을 본 뒤 이날 오후 빈소에 있는 영진양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터넷을 봤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했고 영진양이 "(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하자 "절차를 밟아야 하니 조금만 기다리며 시간을 내 방문하든지, 전화하실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족들은 밝혔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