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가 50% 지원되는 인천국제공항 2단계 건설공사 공개 입찰에서 발주처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 방법을 사전에 흘려주는 방식으로 특정 건설업체의 낙찰을 도와줬다는 주장이 건설업계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건설업체는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부터 발주한 2단계 공사 5개 중 3개(주관사 2개 공구, 보조사 1개 공구)를 독식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실시된 6,000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2단계 활주로 부지조성공사 2∼5공구 등 4개 공구 입찰에서 발주처인 인천공항공사가 관례를 벗어난 예비가격 사정률 적용과 편법을 통해 특정 건설업체의 낙찰을 간접 지원했다는 것이다.
공공 공사 입찰은 보통 기초 공사금액을 중심으로 10∼15개의 복수 예비가격을 만들고, 이 중 3개를 추첨한 평균 금액에 가장 가깝게 예정금액을 써 낸 기업을 시공자로 선택한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 인천공항공사는 예정금액이 기초 공사금액보다 낮게 나오도록 확률을 높였고, 이 정보를 특정 업체에게 미리 흘려 해당 건설 회사가 공사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응찰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또 여러 공사를 입찰할 경우 한 공사 입찰이 끝난 후 나머지 복수 예비가격을 바로 공개하는 것이 관례인데도 인천공항공사가 4개의 입찰을 모두 마친 후 나머지 예비가격을 공개한 것도 석연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지난번 남측 도로 입찰에서 관례에 따라 복수예비가격을 책정했는데 공교롭게도 추천한 3개의 가격이 높아져 20억 정도 공사비가 더 들었다"며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이번에는 예정가격이 공사비 보다 적게 나오도록 확률을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사측은 또 "4개 입찰 방식을 동일하게 하고, 복수 예비가격을 추후 일괄 공개한 것도 업체간의 담합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공정을 기했을 뿐 특정업체를 밀어줄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