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연봉은 줄었지만 조국에 봉사하고 싶어"/ 아리랑TV 신임사장 구삼열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연봉은 줄었지만 조국에 봉사하고 싶어"/ 아리랑TV 신임사장 구삼열씨

입력
2003.12.03 00:00
0 0

"영어는 이미 세계 공용어가 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리랑TV는 영어방송이 아니라 세계 공용어 방송인 셈이죠. 아리랑TV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수록 더욱 그 역할이 커질 겁니다."구삼열(具三悅·62) 유엔아동기금(UNICEF) 한·일 겸임대표가 1일 아리랑TV 사장으로 취임했다. 2일 서울 서초동 아리랑TV에서 만난 구 사장은 "외국에서 활동해보면 한국의 이미지는 이해보다 오해가, 긍정보다 부정적 면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해외 홍보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6년 개국한 아리랑TV는 위성을 통해 140여개 국에 전파를 쏘는 국책 홍보방송이다. 그간 관료, 방송계 인사,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부임했으나 대내외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고 최근에는 재정 위기도 겹쳤다. 4대 사장으로 취임한 구 사장은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노조의 사장 공모제 도입 주장을 꺾고 "개혁적이고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하겠다"며 두 달의 장고 끝에 내놓은 카드다. 처음에는 구 사장이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이종사촌이라는 점에서 발탁 배경에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19년간 AP통신 기자로 일했고, 87년 이후 17년간 유니세프 대변인과 총재 고문, 유엔본부 특별기획본부장으로 국제기구에서 활동한 경력 등 국제 감각에서 오히려 전임 사장보다 낫다는 것으로 평가가 바뀌었다. 구 사장도 "해외 생활을 오래 해 사람을 학연, 혈연으로 연결해 평가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이 과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아리랑TV 사장으로 취임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은 세계 시민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한번쯤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가 잘 되기 위해서는 외교만큼 중요한 것이 없죠. 아리랑TV는 바로 민간 외교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AP기자 시절 라디오 뉴스를 담당했고, 유니세프와 유엔본부 공보처 근무 때는 TV 프로그램 공동제작 업무를 통해 방송과도 인연이 깊다는 그는 "BBC월드, 도이치벨러 등 선진국의 해외 홍보방송보다는 적은 예산이지만 격조 있는 프로그램을 생산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후원회 결성을 서두를 예정이다. "문화예술계에 아는 분이 많아요. 유니세프 시절에도 1억 달러 이상을 모금한 적이 있는데요, 아리랑TV를 정상화하기 위해 공짜 도움을 좀 받았으면 합니다."

그는 첼리스트 정명화씨의 남편이기도 하다. 아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탓에 그 동안 떨어져 살아왔는데, 이번에 한국에 자리잡으면서 오랜만에 한 집에 살게 됐다고 한다. 정씨는 아리랑TV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초빙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구 사장은 12층 사장실 창문으로 훤히 내려다 보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정을 가리키며 "아내와 오랜만에 산책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며 웃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사진 김현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