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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씨 어제 첫 공판/"후보위원" 여부 檢·辯 치열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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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씨 어제 첫 공판/"후보위원" 여부 檢·辯 치열 공방

입력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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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민족의 현실을 긴장 속에 봐 왔던 한 개인을 해방 이후 최대 간첩으로 둔갑시킨 현실에 무력함을 느꼈습니다."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뮌스터대)씨에 대한 첫 공판이 2일 오후 2시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검은 색 양복을 입고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법정에 선 송씨는 "오랫동안 재판을 기다렸다"는 말로 모두진술을 시작했다. 그는 "37년 만에 찾은 조국에서 한 인간이 여론몰이에 이렇게 무력할 수밖에 없는지, 조국의 비민주적·반통일적 구조에 비통함을 느꼈다"며 "그러나 희랍어에서 '전기(轉機)'를 뜻하는 '에포케(epoche)'가 '일단 정지'를 의미하듯, 새 것을 맞기 위해 관성적 속도를 우선 멈춰야 한다는 뜻에서 이 재판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호인측은 "검찰은 후보위원 선출에 대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선출되고 고지됐는지'등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공소장에 언급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991년 5월 전후로 후보위원 선임 시점을 확정했다"고 반박했다. 검찰 신문에서는 '사실'에 대한 양측의 엇갈린 판단이 팽팽히 맞섰다. 검찰이 "북한 공산집단은 정부를 참칭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반국가단체라는 사실을 아느냐"는 등 국보법의 원론적 질문들을 이어가자 송씨는 "모른다"고 짧게 받았다. 검찰이 북에서 열린 학술대회를 "사상교육을 받은 자리", 북에서 받은 돈을 "공작비"라고 규정하자 송씨는 각각 "교육이 아닌 토론자리" "여행경비"라고 반박했다.

송씨는 특히 검찰이 자신의 저서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에서 김철수를 후보위원으로 표시한 것을 추궁하자 "장의위원과 당서열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잘못 표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독일의 한국협회 의장인 라이너 베르닝 교수가 이날 공판에 맞춰 입국, 독일학자 920명의 이름으로 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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