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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사람들 / 이윤재 피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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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사람들 / 이윤재 피죤 회장

입력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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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마다 새기능을 첨가하는 등 25년동안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를 좇아 꾸준히 노력해온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최근 이마트가 발표한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제품중 생활용품 분야 1위에 꼽힌 피죤 이윤재(69·사진) 회장은 소비자들의 신뢰가 토종기업의 자존심을 세워줬다고 강조했다.

창사이래 25년 동안 회사이름과 상품 브랜드를 똑같이 고수해온 이 회장은 빨래 비누와 빨래판이 가장 대표적인 세탁도구이던 1978년 섬유 유연제 '피죤'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이후 국내 최초의 보디클렌저 '마프러스'를 출시하는 등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중심의 생활용품 시장에서 토종기업으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해왔다.

초창기 피죤은 정전기 방지를 주요 기능으로 하는 겨울용 제품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땀흡수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으며 사용 계절을 여름철로 넓혀나갔다. 또 색바램 방지, 구김 방지, 세제 찌꺼기 제거 등의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왔다.

최근 15년간의 연구끝에 출시한 살균세정제 '무균무때'도 시장의 반응이 좋아 '제2의 피죤 신화'를 일구어가고 있다.

피죤은 처음 도입 당시 미국과 일본에선 대중화된 제품이라 국내서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86년 단일품목으로 1,000만개 판매기록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뿌리 내릴 때까지 7년여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리기 위해 직접 피죤을 양동이에 담아 싣고 다니며 상인들에게 빨래 헹구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1톤 트럭 1,200대 분량을 샘플로 뿌렸다. 당시 나일론 제품이 국내 의류제품의 원료로 많이 사용될 때라 '피죤이 겨울철 정전기를 막아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피죤은 출시 7년만에 대박을 떠뜨렸다.

그는 "출산감소와 고층 아파트 증가 등으로 생활용품 수요가 갈수록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부터 영·유아용품과 화장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종합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 변신해 나갈 것"이라고 신규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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