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이 통일된 지휘체계를 구축하고,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 이라크 내 전투양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1일 미군 당국자들은 "어제 바그다드 북부 사마라에서 벌어진 이라크 저항세력과의 전투는 그들의 전술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BBC 방송은 2일 "미군이 상황변화에 맞춰 기동성과 정보능력을 높이는 등 '이라크 자유 2'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마라에서 혼쭐난 미군
새로 발행된 이라크 디나르화를 은행으로 수송하던 미군 호위부대가 30일 사마라 진입 직후 저항세력의 강력한 공격을 받았다. 30∼40명씩 2개조로 구성된 저항세력은 탱크 6대, 브래들리 장갑차 4대, 험비 차량 4대로 편성된 미군 100명을 도로에서 협공했다.
수 십 대의 자동차로 미군 호위부대를 앞뒤로 포위한 뒤 소총과 로켓포, 박격포 등으로 공격했으며, 일부는 도로변의 건물에서 매복공격을 했다. 저항세력은 또 분대 단위로 움직이며 미군을 각개 공격하는 조직력을 보였다. 미군 지휘관들은 "저항세력의 공격이 병력과 전술, 조직 면에서 전례 없이 크고 치밀했다"며 "그들은 마치 영화감독의 큐 신호를 받은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행동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3시간 가까운 교전에서 압도적인 화력에 의존해 저항세력을 격퇴하긴 했지만 적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고전해야 했다.
일부 집단은 병력 100여명
미군 당국은 1일 "바그다드 지역에 8∼10개의 저항세력 집단이 있으며 이들의 저항을 총괄하는 중앙 지휘부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저항집단의 일부는 병력이 1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군은 중앙 지휘부가 각 저항집단에 자금을 제공하고 공격 목표와 시간 등을 지시함으로써 저항을 조직화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저항세력의 지휘부는 미군이 훈련시킨 이라크 경찰과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이라크인들을 첩자로 활용, 미군의 병력이동 상황과 고급 지휘관에 대한 정보를 빼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그러나 중앙 지휘부를 어떤 세력이 주도하고 있는지, 지휘부가 얼마나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저항세력의 조직적 저항은 미국의 정치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저항이 거셀수록 대응도 강할 수밖에 없어 민간인 피해와 이에 따른 과잉진압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마라 전투에서도 미군은 저항세력을 50명 이상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이라크 경찰은 사상자의 일부는 저항세력이 아니라 민간인들이라고 주장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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