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일부 지방대가 학교설명회 참가 고교 교사들에게 돈봉투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고교는 보답 차원에서 학교설명회에 학생들을 동원하고 '원서 몰아주기'까지 하는 등 지방대와 고교간 유착이 심각한 상황이다.전북 A대학은 지난달 15일 서울, 수원, 인천 지역의 고3 교사 300여명을 1박2일 일정으로 초청해 학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대학은 참가 교사들에게 식사와 술자리 등을 제공하고 10만원짜리 돈봉투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은 차량제공, 식사비와 술값, 촌지 등에 수천만원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관계자는 "신입생 모집난을 겪고 있는 지방대들이 교사들에게 기념품, 식사, 촌지 등을 제공하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며 "우리 대학만 외부에 알려져 억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B대학도 지난달부터 학교설명회에 참가한 교사, 수험생들에게 주유권, 상품권 등을 제공해 왔으며, 대전·광주 지역 일부 대학들은 스캐너, 프린터, 헬스기구 등을 고교에 선물하는 식으로 일선 학교와 교사들의 환심을 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의 한 고3 교사는 "전북 도내 C, D 대학 외에도 전국 대부분 지방사립대들이 교사들에게 음성적으로 금품을 건네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심지어 지역별로 몇 개 고교를 할당받은 교수들은 자비를 털어 선물공세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충남 D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지난해 신입생 모집이 부진했던 일부 지방대는 올해 전국 각지에서 2만∼3만여명의 교사와 수험생들을 캠퍼스 투어에 초대하고 있다"며 "정시모집 전까지 투입되는 예산만도 수억원대"라고 밝혔다. 전남 C대학 총학생회의 곽모(27)씨는 "촌지와 감언이설로 일단 신입생 숫자만 채워놓고 보자는 조급함이 지방대의 위기를 더욱 부추기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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