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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II/배신이라는 이름의 지옥 탄탄한 구성·조연들 열연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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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도II/배신이라는 이름의 지옥 탄탄한 구성·조연들 열연 "재미"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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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간(無間)' 은 불교에서 말하는 18지옥 가운데 가장 밑바닥에 있는 고통스러운 지옥을 가리킨다. 무간 지옥에서는 고통 외에 다른 것을 느낄 수 없고 그 고통이 영원히 계속된다. 유위강 감독이 세 편의 '무간도' 시리즈에서 그린 무간 지옥의 고통은 바로 배신이다. 남녀, 친구, 직장동료를 불문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발등을 찍히는 고통을 세상에 더 없는 가장 끔찍한 고통으로 묘사했다.올 2월 국내 개봉했던 전편에서는 유덕화, 양조위가 각각 경찰과 범죄조직에 침투한 스파이 역을 맡아 상대편 조직의 등에 비수를 꽂는 지옥도를 연출했다면 2편 '무간도II―혼돈의 시대(Infernal Affairs)'에서는 조직 내부의 배신이라는 또다른 지옥도가 펼쳐진다. 배경은 전편의 주인공이 조직에 갓 입문한 청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범죄조직 삼합회는 배탭?부하 때문에 하루 아침에 죽은 보스의 아들을 새로운 보스로 맞는다. 어느 조직이나 권력에 공백이 생기면 흔들리는 법, 잘 따르던 부하들이 딴 생각을 품는다. 조직을 틀어쥐기 위해 새 보스가 내린 결단은 부하들의 처형이다. 살아남기 위한 암투가 벌어지고, 이 틈을 타 경찰은 삼합회를 일망타진하기 위해 스파이를 심을 계획을 세운다. 삼합회 역시 살아남기 위해 조직원을 경찰로 들여보낼 궁리를 한다.

전편이 유덕화, 양조위 등 스타 시스템에 의존해 구성이 다소 느슨했다면 2편은 끈을 졸라맨 신발처럼 탄탄해졌다. 유덕화, 양조위의 청년 시절을 연기한 신인 진관희와 여문락, 그리고 그들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내는 황국장 역의 황추생, 중간 보스 한침 역의 증지위, 오진우 등 조연들의 노련한 연기가 주연들을 압도한다. 촬영까지 겸한 유위강 감독은 특유의 비스듬한 사선 구도의 영상으로 등장인물의 불안한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야기의 흐름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를 연상시킨다는 점은 좀 안타깝다.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중간 보스들을 차례로 없애는 모습은 대부의 마이클이 권력을 틀어쥐는 과정과 너무 흡사하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만큼은 '대부' 못지 않다. 유덕화, 양조위에 여명까지 가세한 3편은 내년 2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5일 개봉. 15세 관람가.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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