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취임 축하 차 당사를 찾아온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쓴 소리 종합선물세트'(유종필 대변인 표현)를 답례품으로 줬다.조 대표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보며 "전당대회 날 대통령이 TV 대담을 해 당내 반발이 많았다"며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축하 메시지라도 보내야 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에 유 수석은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당에는 화환을 보내도 다른 당에는 안 하는 것이 관례"라며 비켜갔다. 이어 유 수석은 "조 대표께서 좀 일찍 대표가 됐으면 당이 안 깨졌을 것"이라고 덕담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은 대통령 어록에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불법파업이니, 개와 고양이의 싸움이니 해서 한나라당을 자극하면 대화가 실종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특히 "대통령이 전북 언론인들을 만나 1년전 나와 추미애 의원이 낸 성명서를 읽으면서 지난 일을 끄집어냈다는데 대통령이 바다같이 넓은 도량으로 감싸야지 그러면 되겠느냐"고 추궁했다.
조 대표는 "유 수석은 야당 시절부터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며 지내는 사이인데도 (대통령이 유 수석) 말을 잘 안 들어주는 걸 보니 대통령 자리에 앉으면 확 달라지는 모양"라며 "보좌 좀 잘 하라"고 면박을 줬다.
유 수석은 "총선이 가까울수록 유언비어 때문에 오해가 많을 것"이라며 "서로 사실을 확인하며 오해를 풀어가도록 하자"고 '미소작전'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대통령이 신당 띄우기에 적극 나서니 보좌진들도 의욕을 갖겠지 뭐"라고 퉁명스럽게 받았고 유 수석은 머쓱해져 입을 닫아 버렸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