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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 스포츠 포커스]헛스윙 된 "KBO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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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 스포츠 포커스]헛스윙 된 "KBO 공약"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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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경기 안산시는 단원구 골안말에 위치한 시립 야구장을 새롭게 단장해 개장했다. 이 경기장은 외야가 짧고 그라운드 사정도 좋지 않아 야구장으로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으나 시가 9억5,000만원을 들여 기존경기장을 국제 규격의 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틀야구장, 실내연습장은 물론 소규모 관중석까지 갖춰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안산시립야구장 개장을 가장 기뻐한 사람들은 2년전 창단한 안산공고 야구팀과 이 지역 40개 사회인야구팀 관계자들이다. 특히 반월공단에서 일하며 사회인 야구선수로 뛰는 2,000여명의 근로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4년전에 경남 남해시에 열성 야구팬인 한 여성이 야구장을 건설해 전지훈련 장소로 활용되고 있으나 중소도시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전용 야구장을 만든 것은 안산시가 처음이다.

안산시는 수년내에 고잔 지구에 프로야구 경기도 벌일 수 있는 구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런 점 때문에 공단이미지가 강한 안산시가 스포츠문화 도시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주목하는 체육인들이 많다. 또 안산시뿐만 아니라 제주 서귀포시, 경기 부천시등 4∼5개의 중소 도시가 야구장 건설을 계획중이어서 야구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중소도시의 야구장건설을 거론하는 이유는 한국야구의 본산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무성의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마야구와 프로야구를 통합한 KBO는 올해 의욕적으로 야구를 중흥시키겠다고 큰소리 쳤으나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박용오 KBO총재와 이내흔 대한야구협회 회장은 금년 말까지 프로구단 2개를 증설하고 아마야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사회인 야구팀이 사용할 수 있는 터전을 한강고수부지 등에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감감 무소식이다. 박 총재는 투자가 적은 구단을 퇴출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일부구단은 짠돌이 운영으로 형편없는 성적을 내 야구중흥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달 초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과 일본에 연패해 2004아테네 올림픽 본선 출전이 좌절돼 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준 것도 KBO나 대한야구협회의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 기간중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먼 협회 임원들의 공금 배달 사고도 발생했으나 책임 소재를 규명하지 않고 쉬쉬하고 있다.

대구에 야구전용구장을 짓겠다고 하더니만 대구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삼성구단은 현행 법 규정상 계열사에서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포기 상태다. 대부분의 대학야구선수들은 학교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각자가 훈련비와 대회 참가비를 부담하면서 운동을 하는 형편이다. 또 리틀야구는 팀이 감소하고 선수수가 급감, 최악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야구의 근간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몰라라 한다면 KBO같은 기구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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