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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라크서 피살/"이라크인 스파이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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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라크서 피살/"이라크인 스파이를 조심하라"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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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경찰과 민간인 일부가 저항세력과 연계돼 이라크 주둔 미·영 연합군과 다국적군 및 미국을 지원하는 국가들의 민간인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최근 한국인 2명과 일본 외교관 2명, 스페인 정보요원 7명이 이동 중에 이라크 저항세력의 기습공격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도 '저항세력 정보원' 들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항세력은 미군이 이동하는 길을 미리 파악했다가 매복 공격을 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라크인 커넥션'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 지상군 사령관인 리카도 산체스 중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훈련시킨 이라크인 경찰 중 일부와 이라크 민간인 정보원들이 연합군에 대한 공격에 가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산체스 중장은 "일부 이라크 경찰이 연합군을 공격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어 면밀하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9일 발생한 스페인 정보요원 피살 사건도 이라크 정보원들과 저항세력의 연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일 스페인 일간 엘 문도는 스페인 정보기관 CNI 소식통을 인용, 스페인 요원들에 의해 고용된 이라크인 협력자가 사전에 사담 후세인의 전직 정보요원들에게 이들의 이동 경로를 넘겨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국방부의 예비 조사결과 요원들이 타고 있던 2대의 차량은 치밀하게 짜여진 경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다. 그럼에도 저항세력들이 이들을 출발지에서부터 집요하게 쫓아 공격한 것은 경로를 미리 알고 있던 이라크인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바그다드에서 티크리트로 가던 한국인들과 일본 외교관에 대한 공격도 이라크 민간인들이 눈에 띄는 외국인들의 행선지 정보를 저항세력에 알려줘 이뤄졌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스페인 정보요원, 일본 외교관 및 미군을 겨냥한 연쇄 공격이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만일 그 같은 공격이 연계됐다면 이는 저항세력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연합국 인사들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더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저항세력은 평범한 이라크 민간인들 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이라크인 협력자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미군도 체포한 사담 후세인 정권 고위 인사나 이라크 경찰, 이라크 민간인 정보원들로부터 저항세력에 대한 정보를 얻어 왔다.

미군과 저항세력이 경쟁적으로 이라크인 정보원들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저항세력과 연계된 이라크인 정보원들의 활동은 자금 지원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이 연합군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달러 액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종전 후 후세인에게 충성하는 일부 인사들이 미 군정측이 모집한 이라크 경찰 등에 침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라크 미래의 불투명성 때문에 미군뿐 아니라 후세인 추종자 등 양측 모두에 협력하는 이라크인들도 있을 수 있다.

종전 후 이라크인들의 반미 정서가 확산되면서 저항세력에 협조하는 이라크인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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