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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는 이제 가전제품입니다"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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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기, 타자기, 학습도구, 게임기 그리고 인터넷 단말기. 부품 한 두 가지와 소프트웨어만 바꿔주면 어떤 기능이든 발휘할 수 있는 것이 PC다. 첫 발명이래 PC의 용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1970년대에는 회계 처리와 문서 작성을 위해, 80년대에는 게임기로, 90년대에는 정보 교환과 축적을 위한 장치로 끊임없이 변신했다. 2000년대의 PC는 이제 가전제품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이미 대형모니터와 5.1채널 스피커를 갖춘 PC는 TV와 오디오가 결합한 '홈시어터'로 거듭났다. PC에 익숙한 이들은 대형 브라운관 TV가 놓여있던 거실 한구석을 깨끗이 정리하고 프로젝션TV와 홈시어터PC를 갖다 놓았다.

가전제품 따라잡은 디자인 혁신

PC와 가전제품의 벽은 이미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주 삼보컴퓨터가 내놓은 '루온'(LLUON)을 보자. 언뜻 명품 오디오 제작사에서 만든 컴포넌트 오디오를 연상케 한다. 4개의 책상 서랍처럼 나뉘어진 본체는 실제로 각각 분리·교환 가능한 장치로 이뤄져 있다. 맨 위에서 아래까지 DVD플레이어(ODD모듈), 하드드라이브(HDD모듈), 중앙처리장치(CPU 모듈), 입출력 장치(IO모듈)이다. CPU는 인텔 펜티엄4 2.6㎓를 탑재해 성능도 뛰어나다.

스위치를 올리면 윈도 부팅 화면대신 TV, 비디오, 오디오, DVD 등 평소 익숙한 디지털가전의 기능을 선택하는 메뉴가 나온다. PC는 여러 기능 중 하나일 뿐이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PC로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먼저 PC를 알아야 한다는 게 문제다. PC를 몰라도, 그냥 전원을 켜는 것 만으로 바로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덩어리였던 PC가 4부분으로 나뉘면서 간단하게 수리할 수 있는 PC가 됐다. 고장이 나면 문제가 생긴 부분만 교체하면 된다.

PC는 디지털가전의 중추신경

삼성전자와 HP 등이 내놓은 미디어센터PC는 기존 PC의 외형을 지녔다. 미디어센터PC를 디자인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혁신적 설계 대신 몇 가지 새 부품과 새로운 운영체제를 이용해 PC를 가전제품으로 만들었다.

일단 PC를 부팅시키고 리모콘을 집어들면 TV를 시청·녹화하고 음악을 들으며 DVD를 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디카)로 촬영한 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죽 훑어 볼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센터PC인 MT30 시리즈 외에 자사의 다른 데스크톱PC에도 유사한 기능을 기본 장착하고 있다. 이 회사의 MZ30, MP30, MV30, MA30 모델은 PC 리모콘과 함께 디카 및 오디오·비디오(AV) 연결장치 등을 장착해 가전기기와의 교류와 유사성을 강화했다.

이는 PC가 단순히 독립적인 기기의 위치에서 더 나가 디카, 캠코더, 디지털TV, MP3 플레이어등 디지털가전을 활용하기 위한 접속장치(허브)로 쓰이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디지털가전이 PC를 통해 인터넷과 연결되면 '홈네트워크'가 된다. 홈네트워크 시대의 PC는 단순한 학습기기나 사무도구가 아니라,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중추신경으로 발전한다.

PC 만들던 회사가 TV도 만든다

PC가 당당한 가전제품의 대열에 끼어 들면서 이제는 PC업체들이 가전제품을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델, 게이트웨이 등이 평면액정(LCD)TV와 평면플라즈마(PDP)TV를 만들어 팔고 있으며, HP도 내년 봄부터 자체 브랜드의 디지털TV를 출시한다. PC 소프트웨어에 주력해온 MS는 디지털가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들 예정이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PC와 가전제품이 결합한 디지털가전 시장이 넓어짐에 따라 이 분야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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