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오랜 갈등이 '물고기'와 '상어'의 대결로 번졌다.이집트 전통 기독교인 콥트교도들이 기독교의 상징으로 물고기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자 이에 맞서 무슬림들이 상어 스티커를 붙여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어 몸통에는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이슬람교의 기본신조를 새겨 놓았다.
물고기 상징은 이집트에 기독교가 들어온 기원 후 40년께 로마 지배자들에게 들키지 않고 서로 같은 교인임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콥트교회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제단 등에 물고기 상징을 쓴다.
콥트교도 미리암 그라이스씨는 "무슬림들이 난폭하게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무슬림인 에마드씨는 "힘 없는 물고기로 자신을 표현한 콥트교도들에게 이슬람이 최강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응수했다.
이집트의 콥트교회는 541년 이단으로 낙인 찍혀 로마교회(가톨릭)에서 갈라져 나온 까닭에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교파 중 하나이다. 아랍군이 이집트를 정복한 7세기 이전에는 이집트인 대부분이 콥트교도였다. 현재는 이집트 인구 7,000여만 명 중 약 12%만이 콥트교도로 이슬람교와의 갈등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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