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는 대중 홍보의 승리. 장기적 효과는 미지수.' 워싱턴 포스트가 29일 추수감사절인 27일 있었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극비 방문에 대해 내린 평가이다. 2시간 32분의 짧은 이라크 바그다드 방문에 가져온 흥분이 가시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부시 대통령의 깜짝 방문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28일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으로 돌아온 부시 대통령은 29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전선에서 돌아와 우리 군대가 강력하고, 사기가 높고 적을 압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것을 보고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부시 정부의 참모들도 미국 안팎에서 부시 대통령이 구축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홍보전에 들어갔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의 관리들은 바그다드 공항 식당에서의 부시 대통령 모습을 디스크에 담아 아랍어로 번역한 연설문과 함께 배포할 계획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 28일 5개 방송에 잇달아 출연, "미국 국민이라면 대통령이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 이라크의 미군을 방문한 데 대한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이라크 방문의 정치적 동기를 희석하는 데 힘을 쏟았다.
라이스 보좌관은 CNN과의 회견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방문 문제를 고심해오다 지난 여름 (나와) 한번 논의했다"며 "그 후 앤드류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이 '추수 감사절이 다가오는데 바그다드에 가보지 않으시렵니까'라고 건의해 이뤄졌다"고 말해 이번 방문이 오래 전에 계획된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판론도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뉴저지주에 사는 존 캐파도나는 뉴욕 타임스 29일자 독자 투고면에서 "부시의 이라크 모험은 떨어지는 인기를 만회하는 데 도움이 될 사진을 찍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대선을 겨냥한 선거용이라고 의미를 깎아 내렸다.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선거 참모였던 도나 브래질리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방문으로 이라크의 상황과 시각적으로 연결되게 됐다"며 "이라크에서 또 다른 사상자가 생길 경우 이제 사람들은 미국 대신 부시를 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의 선거 전략가는 "부시의 이번 방문은 5월1일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호 함상에 걸린 플래카드의 '임무 완성' 구호가 후에 시기상조로 드러난 데 대한 반사적 행동"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은 방문 자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했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이번 방문은 대통령으로서 할 옳은 행동이었다"며 "그러나 그는 나머지 364일 동안 그의 이라크 정책의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