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불황기에도 '서민형 외식업'이 선전하고 있다.서민들은 경기가 어렵다고 외식을 일절 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고급 음식점을 드나들기는 부담스럽다 보니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음식을 찾아 나서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복고풍의 음식를 업그레이드한 메뉴가 서민형 외식업의 알짜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게다가 서민형 외식업소들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식당을 장식해 주머니가 가벼워진 손님의 '프라이드'를 살려주고 있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사장은 "메뉴와 어울리는 입지, 넉넉히 음식을 담아내는 인심 등을 내세워 서민형 식당을 개업하면 실패확률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모박사 부대찌개는 색다른 부대찌개를 내놓는다. 부대찌개의 생명과도 같은 김치를 과감히 빼고, 대신 늙은 호박과 직영농장에서 재배한 신선한 야채를 듬뿍 집어넣는 것이 모박사만의 맛의 비결.
한우 사골로 우려낸 국물맛에 호박과 야채의 향이 더해져 부대찌개가 향긋하다. 햄과 소시지도 최고급품만을 사용한다. 모박사 부대찌개는 '김치 없는 부대찌개'를 특허출원하기도 했다. 또 냉동저장용 부대찌개를 가맹점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경기 수지에서 가맹점을 개설한 박상욱(32) 사장은 성균관대 농구선수 시절 중앙대 안성 캠퍼스 앞의 모박사 부대찌개 본점에서 부대찌개를 먹어본 뒤 "되는 장사"라고 무릎을 쳤던 기억을 믿고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이 찌개가 입맛 까다로운 운동선수들을 감동시켰는데 누군들 싫어할 수 있겠느냐"며 모박사 부대찌개의 맛을 자랑했다. 창업 한달째이지만 1일 평균 매출은 150만원선으로 쏠쏠하다. 창업비용은 2억2,000만원 정도. 프로농구 코리아텐더(현 KTF) 센터 출신인 박 사장은 "돈 버는 재미가 농구만큼 재밌다"고 말했다.
모박사 부대찌개는 15년 전통의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가맹점에게 표준조리법을 전수해준다. 창업 희망자는 가맹비 500만원을 내면 15일간 조리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031)676-1508
황가네 꼼장군은 먹장어(곰장어)를 숯불에 구워 먹는 재미가 일품인 식당이다. 곰장어는 포장마차의 1등 메뉴로 서민의 대표적인 소주 안주이자 요즘 같은 불황기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범(29) 사장은 "사촌형이 경기 구리시에서 8평 점포로 월 1,0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는 것을 보고 황가네 꼼장군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창업비용은 점포 임대보증금 및 권리금 6,000만원을 포함해 총 9,000만원 정도. 그는 횟집을 하다 망한 점포를 인수해 권리금과 임대보증금을 제법 아낀 경우이고, '정상적인' 점포를 구하면 이보다 더 들 수도 있다. 이 사장은 "인테리어와 주방설비 공사를 직접 했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매출은 100만원 정도이며, 매출 대비 순수익률은 50% 선.
황가네 꼼장군의 곰장어는 부드럽고 담백한 고기의 맛과 매콤하고 독특한 양념 맛이 특징이다. 각종 재료는 본사에서 직접 공급한다. (02)841-7951
나담은 몽골풍의 샤브샤브 요리 전문점이다. 샤브샤브는 그 동안 고급음식으로 취급돼 왔지만 나담에는 1인분에 7,000원 짜리 메뉴도 있다. 주요 메뉴는 모듬, 소고기, 해물, 어묵 샤브샤브와 퓨전 삼겹살, 정식 등이다.
성산점 허승호(36) 사장은 "나담은 고급음식을 싸게 팔기 때문에 경기를 타지 않는 편"이라고 소개했다. 창업 3개월째인 허 사장은 1일 평균 130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망년회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다음 달에는 일매출 150만원을 노리고 있다.
허 사장은 "성산점은 주변 식당가에서 가장 잘나가는 점포로 통한다"고 말했다. 성산점의 창업비용은 2억원 정도. (02)2232-0627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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