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도 본국으로 돌아갈 바에야 자살하겠다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습니다."외국인 노동자 강제추방 반대 및 재외동포법 개정을 위한 각종 기자회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파란 눈의 독일인 목사 요루그 바르트(43·사진)씨는 "정부가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동독 포츠담 출생으로 7년 전 선교 사업차 방한, 현재 외국인 노동자의 집 광주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바르트씨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와 지속적으로 상담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각종 범죄를 저지른 교도소에 수감중인 외국인 노동자와 편지를 교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산업과 사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정부의 단속활동에 대해 누구보다 불만이 높다. "짧은 기간만이라도 그들의 연장신청을 받아들여 거주 기간을 사전에 확실히 알려주고 출국시기가 다가오면 자발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나름대로 대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는 산업연수생 제도의 즉각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제도가 저임금 상태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를 고착시켜 결국 수많은 불법 체류자들을 양산시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독일처럼 결국 통일을 이룰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나누고 공유하는 것부터 배워야 하며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잘못 해결한 채 통일이 된다면 북한 동포들의 고통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인들이 마음을 열고 외국인들을 대하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는 바르트씨는 "한국인들이 이제 '우리'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포용력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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