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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추다르크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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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추다르크의 전투

입력
200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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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다르크. 추미애 의원의 애칭이다. 추다르크가 추미애 + 잔 다르크의 합성어라는 것은 다 알지만, 왜 추 의원이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한 잔 다르크와 동의어가 됐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실은 1997년 대선 때 추 의원이 고향 대구에서 조직한 DJ 유세팀의 이름이 잔 다르크 유세단이었다. 당시 대구에서 DJ 지지유세를 하려면 잔 다르크같은 용기가 필요했기에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추다르크' 에서는 '당참' '불굴' '전투'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 가장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 지도자로 추다르크와 강금실 법무장관이 꼽힌다는데, 강 장관의 애칭 강효리(강금실+이효리)와 추다르크의 이미지가 대비되는 게 흥미롭다■ 추다르크가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구하겠다"며 나선 전투에서 패했다. 민주당은 쇄신과 세대교체 보다는 분당 후유증을 추스르기 위한 안정을 택했다. 그래도 언론은 그가 졌다고 하지 않는다.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한다. 그로 해서 민주당은 '미스터 바른소리'(조순형 의원) - 추다르크의 빅 매치로 흥행대박을 터뜨렸다. 더욱 강해졌을 추다르크의 브랜드파워는 또 어떤가.

■ 추다르크가 60년대 박순천 여사에 이어 우리나라 2번째로 여성 야당당수가 됐다면 정계는 그가 전당대회 연설에서 외친대로 정치개벽을 맞게 됐을지 모른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 의원중 합류 거부를 가장 애석해 한 이가 추다르크라고 한다. 지난 대선 마지막 날 밤 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몽준 의원을 바로 옆에 두고도 정동영 의원과 함께 '차기 주자'로 치켜 올린 정치인이 그다. 그런데도 현재 노 대통령과 '배신론'으로 각을 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지역구 의원 중 최연소인 45세의 그가 대표가 되었다면 '노인당' 이란 불도장이 이마에 확실히 찍힌 채 총선에 나설 처지였다.

■ 추다르크는 대권에 뜻을 두고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그러니 계속 정치권 태풍의 한 가운데에 자리할 것이다. 그는 이번 당권도전 때 "바지 보다 치마 폭이 더 넓다"고 했다. 추다르크에 대한 본격 검증은 이제부터다. 노 대통령이 거부한 특검법 재의시 민주당의 당론 찬성을 반대하던 그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부터 주목된다. 그가 당권을 놓친 것이 민주당과 우리당의 재결합론이나 총선 협력에 어떻게 작용할 지도 관전포인트다.

/최규식 논설위원 kscho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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