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제 인간의 법적 가치 뿐만 아니라 자연의 법적 가치도 인정되어야 합니다."1995년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 삼림 채벌 행위에 대해 흑토끼와 개똥지빠귀, 도요새, 루리어치 등 4종의 동물과 지역 환경단체를 원고로 일본 최초로 "야생 생태계는 원래 모습으로 존재할 권리가 있다"는 '자연의 권리'를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일본환경법률연맹 대표 후지와라 다케지(藤原猛爾·59·사진) 대표가 28일 한국을 찾았다.
후지와라 변호사는 이날 녹색연합과 천성산전국비상대책위 주최 토론회에 참석, "그동안 법률적으로 자연은 고유의 가치를 갖지 못하고 원칙적으로 단순한 '사물' 혹은 '인간 권리의 객체'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겨졌다"며 "소송제도에 있어 개인의 권리와 이익 회복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적·개인주의적 법 해석이 아닌 공공의 이익이 보다 더 높은 보호 가치가 있다는 새로운 법 해석적 시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일명 '토끼소송'으로 불렸던 아마미 소송이 2001년 가고시마 지방법원이 원고로서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 소가 각하됐던데 대해 후지와라 변호사는 "원고 적격이란 사건과 아무런 관계를 갖지 않은 사람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다양한 효용은 대체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가치는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사람들에게도 그 이상의 가치를 준다"고 말했다.
70년 리츠메이칸(立命館)대 법학부를 졸업한 후지와라 변호사는 공해 관련 소송으로 일본 사회에서 환경문제가 한창 이슈화했을 당시 학창시절을 보내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환경법률가연맹 소속으로 공해소송 등에 참여했다. 95년 아마미 소송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자연의 권리' 소송에 발벗고 나섰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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