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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내의 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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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내의 맨발

입력
200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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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지음 고요아침 발행·8,500원

'나이 쉰 셋/ 정정학 자자나무/ 백혈병으로 몸을 부리고/ 여의도 성모병원 1205호실/ 1번 침대에 누워 그녀는 깊이 잠들었다'('아내의 맨발'에서) 아내가 백혈병으로 쓰러졌다.

열여섯 살에 선생님이었던 남편을 만나 "똥장군을 지고서 남편을 시인 만들고 교수를 만들어 낸" 여인이다. 소식을 듣고 아내에게 헌혈해 준 경찰서 의경들이 고마워 아내의 이름을 붙인 시 '연엽(蓮葉)에게'를 지어 서울지방 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린 게 세상에 알려졌다.

'아내의 맨발'은 송수권(63) 시인의 애틋한 아내 사랑 사연을 담은 글모음이다. 시인의 아내는 힘든 시절 세상 물정 모르고 시만 쓰는 남편과 세 아이를 위해 농사를 짓고 보험회사를 다녔다.

평생 고생시켰다는 참회에, 시인의 시와 산문에는 눈물이 넘쳐흐른다. '첫 월급을 받아놓고 <시 쓰면 돈이 나와요, 밥이 라고 평생 타박했더니 시도 밥먹여 줄 때가 있군요!> 라고 울었습니다' '나는 마지막 시간이 될 지 모르는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이렇게 외쳤다. <당신은 하늘돌이야.> 철없는 열 여섯 그 어린 하늘 돌을 주워서 덕지덕지 때를 묻혀놓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2억원이 넘는 골수 이식 수술비가 부담스러워 수술을 받지 않겠다던 아내는 "당신이 죽으면 절필할 것"이라는 남편의 울음 섞인 으름장에 지난주 수술을 받았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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