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지음·한기찬 등 옮김 황금가지 발행·전 5권 각권 9,000∼1만2,000원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작가가 있다.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작가. 독자를 염두에 두고, 비록 독자가 단 한 명뿐이라도, 글을 쓰는 작가." 스티븐 킹(56)이 올 4월 예일대에서 한 강의는 '잘 팔리는 대중소설가'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확고하게 밝힌 것이다.
스티븐 킹이 올해 전미도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솔 벨로, 존 업다이크, 토니 모리슨 등이 수상한 권위있는 문학상이다. 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우리 문화 수준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벌어진 저급한 사례"라고 평할 만큼 파문을 일으킨 결정이었다.
스티븐 킹 걸작선에는 왕따에 시달리다 초월적 능력이 터져나오는 '캐리', 호텔을 떠도는 영혼으로 인해 서서히 미쳐가는 관리인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샤이닝' 등 영화로도 잘 알려진 작품들을 한데 모아 만날 수 있게 됐다.
1차분으로 '샤이닝'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 다섯 권이 나왔으며, '세일럼스롯' '미저리' '그린마일' 등이 계속 이어질 참이다.
난데없는 비약, 비현실적 세계를 반복해서 다룬다는 것, 독자를 성찰하게 하기보다는 주로 감각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스티븐 킹의 작품은 대중소설에 자리하긴 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위력은 무엇보다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이 언제라도 끔찍한 위기로 뒤집힐 수 있음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데서 나온다. 친구와의 교제, 연인과의 사랑, 이웃과의 사귐 등 소설 전편에서 출발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어느 순간 등골 서늘한 공포로 변하는 과정은 섬뜩하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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