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생활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이다. 그러나 이젠 자신이 생겼다. 이탈리아 세리에A와 같은 명문구단에서 뛰는 게 다음 목표다."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 유럽 최고의 축구클럽 대항전인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16강 진출을 앞두고 있는 신세대 스타 이천수(22·레알 소시에다드). 그가 더 높은 지향점을 향해 가속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천수는 26일(한국시각)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마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32강전 D조 조별리그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에이전트로부터 세리에A의 한 팀과 좋은 조건으로 협상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보다 훌륭한 팀에서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천수는 이어 "얼마 전에 불거졌던 팀내 '왕따' 얘기는 처음 1개월 동안은 말도 안 통하고 답답해서 하소연한 것이 많이 왜곡된 것 같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천수는 "4개월 정도 지난 지금은 동료들의 눈빛만 봐도 마음을 알 수 있는 관계가 됐다. 가끔 동료들과는 나이트 클럽까지 갈 정도"라고 덧붙였다.
―오늘은 후반 31분 투입된 탓인지 크게 돋보이지 않았는데.
"15분(실제18분)은 실력을 발휘하기에 짧은 시간이다. 지난시즌 코바체비치와 니하트가 너무 잘해 투톱으로 고정된 것 같다. 감독은 지고 있거나 비기고 있을 때 나를 투입한다."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컵 보다 한수위인 챔피언스리그 본선 16강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많은데.
"남이 안 한 것을 달성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기쁘다. 차범근 선배가 UEFA컵 우승을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정말 영광이다. 한국 축구사의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일이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특별히 골세리머니를 준비했는지.
"얼마전 팀 닥터 요슈가 딸을 낳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골을 넣으면 닥터를 불러내 아이 어르기 골세리머니를 할려고 계획했다.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
―앞으로의 계획은.
"팀과의 계약이 곧 만료된다. 에이전트로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의 한 팀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는데 계약 만료전이라도 명문구단이고 좋은 조건이라면 이적하고 싶다."
/아테네=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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