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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외에서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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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외에서 어쩌자는 것인가

입력
200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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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국회를 거부하고 최병렬 대표가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은 낙후된 우리 정치를 더욱 후진시키는 것으로,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다. 아무리 대통령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자신에 주어진 기초 임무는 차질없이 수행하는 게 도리다. 의사당을 박차고 나가 정기국회의 고유기능인 예산심의와 산적한 민생현안을 도외시하는 처사는 어떤 이유라도 정당화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특유의 고집으로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과는 또 다른 사안이다.정국 안정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대통령이 예고된 파국을 자초하고, 원내 과반의석의 거대야당이 장외투쟁으로 맞대응하는 이판사판식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기만 하다. 정치가 무엇 때문에 존재하며, 정치인들의 기본 책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 내년 4월 총선 때 기성정치판을 혹독하게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한나라당은 조속히 원내 복귀해야 하고 최 대표는 구태의연한 투쟁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청와대도 한나라당이 협박정치를 한다고 비난만 할 게 아니다. 거대야당과 기 싸움을 계속하는 게 국정전반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야 한다.

정치권이 말로는 개혁을 외치면서도 극한투쟁의 막가파식 대결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여기서 밀리면 죽는다는 벼랑 끝 심리에서 비롯된다. 종착점에는 내년 총선이 버티고 있다.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한나라당을 계속 압박해야 새 정치의 단초가 열린다고 생각하는 노 대통령과 이에 휘말릴 경우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상황인식이 있는 한 해법은 쉽게 나올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달리 행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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