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의 최희섭(24)이 올 월드시리즈 챔피언팀 플로리다 말린스로 전격 트레이드 됐다.시카고 컵스는 26일(한국시각) 최희섭과 추후 지명될 마이너리거 한명을 묶어 플로리다의 중심타자이자 1루수인 데릭 리(28)와 맞바꾸는 2대1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최희섭은 이로써 지난 1999년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한 5년간의 시카고 생활을 마감하고 플로리다에서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두 구단의 재정규모와 팀컬러를 감안한 최적의 카드로 평가되고 있다. 플로리다는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춰 올해 452만달러에서 내년 연봉이 750만달러까지 급상승 할 것으로 보이는 데릭 리를 내보내는 대신 몸값이 싸고 젊은 유망주인 최희섭을 확보함으로써 '저예산 고경쟁력'의 실리를 챙겼다. 컵스도 최희섭의 장래를 열어준다는 명분과 함께 주전 1루수를 영입, 밑질게 없는 장사를 했다.
최희섭으로서는 희망의 트레이드다. 선발 1루수 출장과 내셔널리그 '4월의 루키' 선정 등 기대를 안고 시즌을 출발한 최희섭은 6월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수비도중 투수 케리 우드와 충돌하면서 뇌진탕을 일으킨 뒤 주전자리도 에릭 캐로스에게 내줬다.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2할1푼8리에 8홈런 28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한 최희섭은 내년시즌에도 주전 1루수를 장담할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2004 시즌에 최희섭은 플로리다의 주전 1루수로 뛸 것이 유력하다. 백업 1루수인 제프 코나인(37)이 있긴 하지만 주력 선수를 내주고 데려온 선수를 써보지도 않고 사장시킬 구단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말린스는 1993년 창단이후 두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신흥 명문구단. 취약한 재정형편으로 주력 선수들을 내보내며 등락을 거듭했지만 올 시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우승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수 돈트렐 윌리스(21), 월드시리즈에서 4번타자로 활약한 미겔 카브레라(20) 등 주력멤버 상당수가 20대 초반이며 잭 맥키언(72) 감독은 유망주들을 키워내는 덕장으로 통한다.
한편 최희섭은 이날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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