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젤 케네디의 '비발디 사계'국내에 발매된 비발디의 '사계' 음반 중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무지치의 연주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사계' 음반은 아일랜드 태생의 악동 바이올리니스트 나이젤 케네디의 연주(200만 장)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젤 케네디가 50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두 번째로 선보인 '사계'가 EMI 레이블로 발매됐다. 디스코 바지를 군화 속에 쑤셔 넣거나 맨 발로 연주하던 시절에 비해 약간 얌전해진 얼굴이지만, 가죽 재킷에 무스를 잔뜩 바른 펑크 머리로 찍은 표지 사진은 악동의 건재함을 보여준다. 지난해에는 내한 연주를 앞두고 일본 오사카에서 월드컵 아일랜드전을 보고 오겠다고 공연 취소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를린 필과 함께 한 나이젤 케네디의 연주은 파격적 행보와는 달리 정석적이다. 비발디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A단조와 D장조가 추가로 수록된 이 음반은 생동하는 리듬이 인상적이지만 전체적 해석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녹음 기술의 진보에 따라 입체감은 더하다.
윙윙찬 '아시아의 인형'
일본에서 활동 중인 중국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윙윙찬의 음반 '아시아의 인형'이 C& L뮤직에서 나왔다. 이름은 좀 낯설지만 국내에는 드라마 '겨울연가'에 그의 연주곡 'Destiny and Bond'가 자주 나왔다. 이 곡은 이미 NHK의 다큐멘터리 '가족의 초상'에서 주제곡으로 사용됐다.
이번 음반은 'Destiny…' 외에 'Sea wing' 등 귀 기울일 만한 곡을 싣고 있다. 1991년 이후 14장의 음반을 발매한 그는 99년 보스니아 지뢰희생자 구원을 위한 음반을 내고, 2001년 영화 '매향리'의 음악을 맡는 등 반전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 유명한 여러 어쿠스틱 아티스트처럼 재즈에 기반을 두면서도 듣기 편한 음악이 음반의 주조를 이룬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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