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관중이 몇 명이나 들어온다고 40억원을 뿌려대나요." "(프로야구) 구단들은 온통 적자 투성이인데 선수 연봉은 치솟고만 있으니 말이 되나요."정수근(롯데) 40억6,000만원, 진필중(LG) 30억, 마해영(기아) 28억, 이상목(롯데) 22억, 박종호(삼성) 22억. 올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이 가능해진 프로야구 선수들이 최근 연봉계약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자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이를 꼬집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의 몸값은 3∼6년 동안 받는 금액이지만 연수입으로만 따져도 웬만한 아파트 한채 값을 능가한다. 사상 최고 몸값을 기록한 정수근은 연간 7억원에 육박하는 거금을 받게 된다.
이 대목에서 일부 네티즌의 주장처럼 거액 연봉을 마냥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선수가 자신의 가치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기 때문이다. 골프의 타이거 우즈나 미 프로농구의 마이클 조던이 좋은 예다. 이들은 천문학적 수입을 거뒀거나 거두고 있지만 그 보다 훨씬 큰 시장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눈을 안으로 돌리면 사정은 좀 다르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거의 예외없이 매년 100억원 이상 적자를 보고 있다. 8개 구단의 올시즌 관중 수입은 총 96억원(272만명) 남짓하다. 프로스포츠라고 부르기에는 낯 뜨거운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승엽 정도를 빼면)이들 수십억원대 선수들이 관중을 대거 흡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와중에 롯데를 비롯한 일부 구단은 스타급 선수를 잡기 위해 무리한 베팅을 했고, 그 결과로 몸값이 폭등한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몸값도 시장논리에 기초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따른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값처럼 일시에 거품이 붕괴될 수도 있다.
최형철 체육부 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