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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지상파 오락프로개편" 평가/"재미 없거나 혹은 가볍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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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지상파 오락프로개편" 평가/"재미 없거나 혹은 가볍거나"

입력
200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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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지상파 TV 3사가 '공익성 강화'를 앞세워 단행한 가을 개편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충분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이뤄진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규찬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5일 오후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지상파TV 오락 프로그램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KBS, MBC는 지나친 공익성 강조로 웃음이 실종되고, SBS는 오히려 오락성이 한층 강화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전 교수는 KBS 개편에 대해 "가학성 시비를 낳은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대신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하고 정보성 요소를 갖춘 '일요일은 101%(사진 오른쪽) '를 신설하는 등 공익성을 크게 고려했으나 이로 인해 오락의 본질인 웃음이 크게 실종됐다"면서 "개편이 짧은 기간 안에 졸속 준비되고 공익성이라는 명분이 지나친 압박 요인으로 작용, 오락적 즐거움마저 희생시켜버린 꼴"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짝짓기 프로그램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폐지하고 심리 버라이어티 '누구누구'를 신설했으나 연예인 중심을 벗어나지 못했다.

SBS 역시 오락성과 공익성의 접목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콜럼버스 대발견' '사이언스 파크' 등을 없애고 '실제상황 토요일' 'TV장학회' 등 보다 오락성 강한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전 교수는 특히 "가학성 비판을 받은 '뷰티풀 선데이(사진 왼쪽)'가 존속하고 주중에도 오락 프로가 주요 시간대를 장악한 것은 겉으로 내세운 공익성보다 시청률 경쟁력이 편성의 현실적 잣대가 아니었나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오락의 공익성'은 단순히 내용상의 저질성, 선정성, 폭력성, 10대 지향성을 개선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시청자의 다양한 욕구를 담아내는 편성과 내용, 제작환경 개선 등 총체적 차원에서 균형 잡히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소수 거대 연예기획사의 TV 프로그램 독과점 현상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문화연대가 8∼10월 지상파TV 3사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상위 10개 기획사 소속 연예인이 전체 출연횟수 1,363회의 37.1%에 달하는 506회를 차지했다. 9월 발표한 상반기(3∼6월) 집계(41.4%)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독과점이 심각한 수준이다. 소속사별로는 신정환 유재석 이휘재 송은이 등이 소속된 G패밀리가 108회로, 상반기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KBS2 '뮤직뱅크', MBC '음악캠프', SBS '생방송 인기가요' 등 3개사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상위 5개 기획사 가수의 출연 횟수가 전체의 29%, 상위 10개 기획사의 비중이 55.5%를 차지했다. 드라마는 다소 개선됐으나 한 드라마에 같은 소속사 연기자가 출연하는 사례가 많았다.

문화연대 상근활동가 김형진씨는 "경쟁의 불가피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몇몇 기획사의 독점으로 기획사가 방송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내용 면에서까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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