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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 논술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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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 논술의 "모습"

입력
2003.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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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설명했던 모작에 능숙해졌다면 글의 구조나 흐름까지 파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1,600자 논술을 읽어 정리하면 대체로 다섯 단락이 나온다. 서론과 결론 한 단락씩과 본론 3단락. 서론은 300자보다 짧은 단락. 결론은 400자 정도의 긴 단락이고 본론은 각각 300자 정도면 무난한 1,600자 짜리 논술이 된다. 눈치가 빠른 학생이라면 300자 한 단락이 6∼7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도 발견했을 지 모른다. 이 정도라면 논술에서 고득점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다른 학생들은 거의 모르는 논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논술을 쓸 때에 글을 짧게 써야 한다. 논술을 처음 쓰는 학생들은 한 문장을 길게 쓴다. 한 문장이 100자를 넘어서는 것은 보통이고 200자가 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주어와 서술어가 몇 개나 겹치는 문장을 쓰니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적절하지 않은 문장도 많이 나온다. 50자 이내로 글을 쓰면 어법에 맞지 않는 글을 쓰게 될 가능성이 확실히 줄어든다. 한 문장의 길이를 짧게 하면 글의 느낌이 강해지는 점도 장점이다. 자기의 논지를 좀더 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짧은 글이 좋다고 모두 50자 정도로 통일을 시켜서는 안된다. 글이 너무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음악에도 리듬이 있듯이 글에도 리듬과 박자가 있어야 한다. 짧은 문장이 두번 계속 연결되면 그 다음엔 좀 긴 문장으로 쓰면서 읽는 사람, 즉 채점관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처음 글을 쓰는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앞으로 이러한 점들에 유의해서 모작을 하고 글을 쓴다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요령들이다.

글을 쓰는 과정을 살펴보자. 보통의 논술강의에서는 논제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을 설명한 뒤 글을 쓰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작도 해보지 않은 학생들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끙끙거리며 서론부터 결론까지 차례로 개요를 작성한 후 글을 써내려 간다. 기자들이 글을 쓸 때에 서론부터 개요를 작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본론 결론 서론의 순서나 결론 본론 서론의 순서로 개요를 작성한다. 자기 주장이 무엇이고(결론), 주장을 하는 근거가 어떤 것인지(본론)를 결정지은 뒤에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서론을 구상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다.

각 단락의 주장, 즉 소주제문을 단락의 첫문장으로 쓰는 두괄식이 초보학생들에겐 편한 방식이다. 소주제문을 쓰고 그 다음에 쓸 5∼6개의 문장으로 주장을 뒷받침하고 예를 들면서 한 단락을 구성하는 것이다. 쓰기도 편하고 채점관들도 그 단락의 내용을 예측할 수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 배경지식에 대해 공부를 할 때에 핵심어를 외우고, 하루에 자기가 확실히 문장에 쓸 수 있는 단어를 10개 정도씩 정리를 한다면 좋은 논술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황&리 한의원장 겸 수능컨설턴트·hwangnl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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