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키로 하자 ③번을 답으로 쓴 수험생들은 25일 오후 서울 종각역 1번 출구에서 집회를 갖고 감사청구와 행정소송 제기를 검토키로 했다.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전국교직원노조 등 교육단체들도 수능시험 제도개선과 평가원 폐지를 요구하고 나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다음카페의 '언어영역 17번은 ③번이 맞습니다' 및 '③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 소속 학생 30여명은 이날 집회에서 "수험생 3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감사를 청구하고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답안지에 대한 가압류 처분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③번 응답자 인터넷 회원은 3,000여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날 서울 집회에 이어 지역 단위로도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오프라인 결사대 카페 운영자인 최인호(19·경기 안양 부흥고 3년)군은 "평가원이 '언어영역은 지문에 근거해 최선의 답안을 풀라'는 해설서를 발행해 놓고 이제 와서 중복 답안을 인정한다는 것은 스스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조해헌(19·경기여고 3년)양도 "대부분의 학생들의 변환점수가 3점 이상 오른다면 지망 대학을 낮춰야 한다"며 "내가 입은 피해를 누가 보상해주느냐"며 울먹였다.
평가원 인터넷 사이트에도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네티즌 이지현씨는 "복수정답 인정은 다수의 횡포에 지나지 않는다"고 성토했고 이주희씨는 "수능은 인기투표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복수정답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서울대 최모 교수에 대한 성토도 잇따랐다. 네티즌 한규환씨는 "서울대 교수라는 이유로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고 다른 네티즌은 "최 교수의 자녀가 이번에 응시해 언어영역 17번 문제를 ⑤라고 답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최 교수의 순수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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