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하십시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발 쇠파이프로 전·의경 얼굴을 때리지 말아 달라는 겁니다.' 시위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전·의경을 치료하는 경찰병원 치과의사 박모(25)씨가 핵발전소 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 홈페이지에 전의경을 구타하지 말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단국대 치대를 졸업하고 3월부터 경찰병원에서 근무 중인 박씨는 지난 21일 '제발 전·의경들 얼굴만은 때리지 말아주세요'라는 장문의 글에서 "매일 전·의경을 꿰매댔더니, 살덩이 꿰매는 것도 무감각해져 천쪼가리 꿰매는 것 같다"며 "전·의경들이 수술받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놓지 않은 걸 후회했다"며 폭력시위의 폐해와 심각성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만약 부안에 있는 병원에서 근무했다면 (주민들을 때리지 말라는) 정반대의 글을 올렸을지 모른다"며 "부안군민들이 가만히 시위하면 전·의경들도 달려들어 방패로 찍지 않는다"며 양측의 자제를 호소했다. 박씨는 "수십바늘씩 꿰매는 전·의경들이 불쌍해 글을 올렸다"며 신분 공개를 꺼렸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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