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이 베트남 참전 경험을 쓴 소설을 펴냈다. 정부 부처에 근무 중인 하림(필명·56)씨가 낸 '사이공의 슬픈 노래'(황금가지 발행)는 출간 보름 만에 3,000부가 팔려나가는 등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이 책은 저자의 체험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하씨는 1970년 육군에 입대해 베트남 파병에 자원했으며, 전장에서 목숨을 건 전투와 순애보적 사랑 등을 겪었다. 다랑과 자이란 등 이국 땅에서 만난 여인들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고, 전쟁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여기에 베트남 마피아 조직과의 결투 등 전쟁 속에서 작가가 겪은 고초가 극적으로 전개된다.
그가 소설을 쓴 것은 베트남 여인 다랑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샤이랑과 만나고 나서다. 작가는 74년 초 귀국 이후 계속해서 돌아갈 길을 찾았으나, 미군이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상황에서 어려운 일이었다. 75년 5월 베트남의 공산화로 그는 베트남에 두고 온 가족들과 만날 수 없었다. 98년 아버지를 찾아온 딸과 뒤늦게 해후한 뒤 딸에 대한 미안함과 반듯하게 자라준 데 대한 고마움에 하림씨는 체험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해, 집필 5년 만에 드디어 책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는 "내가 겪은 것을 지금의 아내에게 결혼 전에 다 털어놓았다"며 "소설 출간을 계기로 남은 인생을 아내에게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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