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지원 협상 타결로 최악의 '금융대란' 위기는 일단 넘겼으나 금융시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협상 과정과 결과가 모두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24일 주가가 한달 보름여만에 750선으로 추락했고 원화가치는 폭락세를 이어갔다.시장에서는 채권단의 LG카드 지원방안이 부도는 막았지만, 근본적인 위기의 싹을 잘라내지 못한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어 시장불안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알카에다의 추가 테러 협박, 재벌에 대한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 등도 금융시장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96 포인트 떨어진 765.82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 17.13 포인트(2.22%) 하락한 753.65로 마감했다. LG카드 사태 등의 여파로 가뜩이나 시장 분위기가 좋지않은 상황에서 삼성전기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특히 증권(-7.14%), 보험(-6.14%), 은행(-2.46%) 등 금융업종이 폭락세를 나타냈다.
LG카드는 정상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 외환카드 역시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LG카드의 법인 대주주인 LG투자증권은 13.71%나 떨어졌고 LG(-6.77%), LG전자(-4.07%) 등 여타 LG그룹주들도 일제히 약세였다.
LG카드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4.44% 하락한 것을 비롯해 기업은행(-7.17%) 신한지주(-4.71%) 국민은행(-2.52%) 등 은행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은 오전장 후반까지 순매수를 유지하다 '팔자'로 전환,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난주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여온 원화가치가 이날도 급락, 환율이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1,105원대로 2001년 9월 27일의 1,108.08원 이후 26개월만에 처음으로 1,100원대로 올라섰다. 그만큼 엔화 가치에 비해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홍콩에서 거래되는 우리나라 외국환평기금채권 5년물 가산금리(미국 국채기준)는 21일 현재 0.68%포인트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던 10월 14일의 0.51%포인트에 비해 0.17%포인트 급등했다.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컨트리 리스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카드사태 뿐만 아니라 테러 위협, 대기업에 대한 비자금 수사 등으로 금융시장 곳곳이 지뢰밭과 다름없다"며 "해외 시장 분위기도 밝지 못해 금융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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