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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카드 쓰기를 그렇게 권장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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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카드 쓰기를 그렇게 권장하더니…

입력
200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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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의 현금 서비스 중단사태 발생은 신용카드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처음 일어난 서비스 중단으로 주말에 돈이 필요한 고객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직접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또다시 카드 대란이 일어나 어려운 경제가 더욱 어렵게 되지 않을까 속을 태워야만 했다.LG카드측은 한 마디로 돈이 없다며, 자금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속 현금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좀 더 확실한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지원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우여곡절 끝에 협상은 타결됐지만, 그러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은 LG카드에 있다. 방만한 경영으로 부실을 초래해 부도 위기에 몰렸고, 고객에 대한 기본 서비스도 못했다. 그럼에도 LG측이 채권단과의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실망 수준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기업도의보다는 그룹의 이익을 위해 국가경제를 볼모로 버티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정부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크다. 카드사 부실이 문제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내수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위해 신용사회 정착이라는 명목으로 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그 후 카드의 무분별한 발행과 과잉 출혈경쟁 등에 따른 부작용이 심화하면서 카드사 부실이 금융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위기론이 지속됐다. 하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임기응변식으로 카드업계의 요구는 대폭 수용하면서도 핵심인 카드사의 강력한 자구책 마련에 대해서는 제대로 감시 감독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바로 이번 사태로 나타난 것이다. 언제까지 소비자들만 계속 손해를 볼 수는 없다. 업계와 채권단, 정부는 이번을 계기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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