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촛불시위 1주년(26일)을 앞두고 '자주 평화 촛불기념비'(사진)가 철거 위기에 놓였다. 여중생 범대위 채희병 사무국장은 21일 "최근 종로구청이 30일까지 기념비를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기념비는 지난 6월13일 여중생 사망 1주년을 맞아 촛불 시위가 처음 시작된 장소인 광화문 교보빌딩 옆에 세워졌으나 7월11일 새벽 세 동강으로 조각나 훼손돼 재건립된 것이다. 구청측은 '도로교통법 상 도로 점유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라며 범대위 측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지난달 종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 현재 범대위 상임대표 16명에 대해 소환장이 발부돼 있다. 범대위측은 "기념비 건립 이전부터 수차례 논의를 건의하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국민성금으로 마련된 기념비를 일말의 협의도 없이 불법으로 몰아 강제 철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범대위는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과 종로구청장에게 25일 촛불기념비 문제와 관련한 공동 간담회를 갖자고 요청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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