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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킬러는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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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킬러는 만들어진다

입력
2003.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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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해외파들을 총동원하고도 18일 불가리아전에서 실망스런 경기 끝에 석패했다.코엘류 사단이 1.5진급의 불가리아에 패한 것은 스리백에 구멍이 뚫린 것이 결정적이었지만, 전반에 잡은 2차례의 찬스를 살렸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다시 한번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재를 확인한 셈이다.

골결정력 부재가 도마위에 오르면 필자도 답답할 때가 많다. 골결정력 부재는 문전에서의 과감성 부족, 부정확한 슈팅 타이밍 등에 기인한 것으로 짧은 시간에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끊임없는 반복 훈련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팀의 훈련기간을 늘리는 것은 프로팀과의 마찰 등 지난해 월드컵 때와는 환경이 달라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감독이 바뀐다고 하루 아침에 골결정력 부재가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스트라이커의 제1임무는 골을 넣는 것이다. 골결정력 부재는 일정부분 전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스트라이커의 개인역량이 좌우할 때가 많다. 스트라이커는 단순히 골을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수비를 흔들며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 주는 능력까지 겸비해야 파괴력이 배가될 수 있다.

스트라이커는 타고난 자질도 중요하지만 뼈를 깎는 개인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대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 황선홍이 대표적인 사례다. 1988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황선홍은 처음에는 결정적인 순간에 문전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황선홍은 문전에서의 반복적인 슈팅연습으로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어 받았으며, 한일월드컵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

80∼90년대 '외눈박이' 골잡이로 불렸던 이태호도 자신의 단점을 연습으로 극복한 경우다. 100m를 13초에 주파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 이태호는 반복훈련을 통해 수비수를 등지는 테크닉 등 골지역에서의 감각적인 플레이로 '한국의 게르트 뮐러'로 불렸다.

우리에겐 조재진 이동국 김동현 정조국 최성국 등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조재진은 파괴력이 부족하고, 정조국은 위치선정 능력이 떨어지는 등 단점도 있지만 가능성은 무한하다. '젊은 피'들이 진정 월드스타로 거듭나길 원한다면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어떤 상황이 닥쳐도 골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주문하고 싶다.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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