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시 기사들의 자원봉사단체 '사랑 실은 교통 봉사대'(대장 손삼호·64)가 태국의 심장병 어린이 돕기에 나섰다. 사랑 실은 교통 봉사대는 지난 13일 방콕의 한인교회 '사랑의 교회'에서 이 단체의 첫 해외 지대이자 42번째 지대 발대식을 갖고 앞으로 한 달에 2명씩 태국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키로 했다. 현지에서 사랑의 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규식 목사가 태국 지대장을 맡았다.사랑 실은 교통 봉사대는 1986년 손삼호 대장을 비롯한 택시 기사 40여명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결성했으며 현재 국내 41개 지부와 1만2,700명의 회원을 거느린 사회단체로 자리 잡았다. 택시 승객들에게 껌을 팔아 기부금을 모아 주로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에 지원해왔다. 87년 정규진(당시 6세)양을 처음 수술한 이후 지금까지 734명의 꺼져가는 생명을 구했다.
손 대장은 올해 초 우연히 태국의 한국인 선교사 가정에 입양된 캄보디아 소녀 솜말리 모우크(10)가 심장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태국 지대 설립을 결심했다.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소녀의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잖아요."
솜말리 양은 서울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완치 단계에 있다. 태국 지대는 현지의 심장병 전문의 피라팝 몽카라퐁 박사를 고문으로 위촉했으며 라자윗티 병원, 프야타이 병원 등과 제휴해 심장병 어린이 수술을 도울 예정이다. 현재 태국의 심장병 어린이 7,200여명 가운데 절반은 시급히 수술을 받아야 할 형편인데도 태국에는 어린이 심장병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전문의가 10명에 불과하다.
전남 장흥 출신인 손 대장은 65년부터 서울에서 택시를 몰기 시작해 78년 개인택시 면허를 받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하느님께 개인택시 면허를 주신다면 평생 남을 돕는 봉사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봉사대 설립의 계기가 됐다"면서 "20평 연립주택에서 살지만 마음은 누구 못지않게 부자"라고 말했다.
택시 안에 비치된 사랑의 껌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다 보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사무실 운영비를 마련하기도 벅차다고 한다. "유명해지려고 하는 짓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타깝지만 어린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을 보면 다시 힘이 솟습니다." 그는 선행을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민대상을 받았다. 홈페이지 주소는 'www.sarangdae.com'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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