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박지예(朴知銳) 양등 세계 107개국 미녀들이 19일 안개비가 내리는 만리장성에 올랐다.신중국 성립 후 반세기 동안 정치적 이유로 미인대회를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이 2003 미스월드 선발대회를 12월6일 하이난다오(海南島) 산야(三亞)에서 개최하면서 각국 대표 미인들에게 중국 대륙을 순회시키고 있다.
중국은 각국에서 모인 미인들에게 유구한 역사와 개혁개방으로 이룩한 경제발전 현장을 자랑하기 위해 8일부터 대륙 경제의 상징 상하이(上海), 역사 고도 시안(西安)을 돌아보게 한 데 이어 18일부터 정치 중심 베이징(北京)을 각인시키고 있다.
사회주의 중국은 미인대회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동안 미인대회 대신 모델선발 대회를 열어 행사전문 인력 등으로 활용했고 따롄(大連) 등에는 전문 모델학교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미인들은 세계적인 각종 미인대회에 출전,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며 중국 여성의 미를 과시했다. 지난해 5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저장(浙江)성 출신 줘링(卓靈·20)도 상하이에서 활동하던 모델이었다.
중국의 유흥음식점에서도 라이브쇼나 스트립쇼는 볼 수 없지만 그보다 더 야한 패션쇼가 자리잡았다.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다는 중국의 한 단면이다.
2003년 중국 미스월드 후보 선발대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소도 대륙이 아닌 홍콩에서 개최하고 범 중화권 대회로 중국 캐나다 미국 프랑스 화교 등 7,000여명이 참석, 민족 대동의 잔치로 치렀다. 결국 이 대회에서는 상하이,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내륙의 딸들이 1, 2, 3등을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미스코리아 박지예 양은 "중국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중국 대표가 절대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과 일반시민들은 이번 대회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모습들이다. 언론들은 푸른눈에 치파오를 입은 서양 미인들을 사진으로 소개하고 일정 등을 간략히 소개할 뿐이다.
한 중국 대학교수는 "중국 여인들은 남녀평등이라는 미명 하에 감색 아니면 회색 인민복에 치마도 금지됐고 혁명 헤어스타일인 단발머리 일색이었다"며 천지개벽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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