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남부지원 형사9단독 이병한 판사는 19일 하급자를 구타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23)씨 등 의경 2명에 대해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피고인들이 폐쇄된 병영 사회에서 같은 동료인 부하를 조직의 힘을 빌어 폭행한 점은 그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피고인들 또한 기존 병영문화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개인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기에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없지 않다"며 "피해자와 그 부모가 용서한 점 등을 고려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이 판사는 "폭행 당시 피의자들은 군대문화에 따라 부대 내에서 군기를 잡아야 하는 위치였다"며 "이들 또한 군대문화의 또 다른 피해자였음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의경이었던 정씨 등은 지난해 9월 같은 소대에서 복무하던 소대원 최모(24)씨에게 '무전음어 등 암기 사항을 제대로 외우지 못한다'며 침대에 바른 자세로 누워 다리와 머리를 드는 '얼차려'를 시켜, 6개월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성 증상을 입혀 기소됐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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